머물고 싶은 추억하나[첫사랑]

신열에 들떠 목말라 애타는
지독한 감기몸살처럼 시작된
너무 여린 마음에 아픔도 많았던
순수한 날을 간직했던 가슴앓이 첫사랑
 
한 번쯤 오래전 추억에게 묻고 싶다
연민의 정 엇갈린 운명 못다 한 이야기
별들의 언어로 남기고 말없이 길 떠날 만큼
그대 지금 사랑에 후회 없이 행복하냐고
 
미어진 가슴들의 슬픈 사연 변명 없이
이젠 돌아누운 인연에 돌이킬 수 없지만
그래도 다시 순수의 바늘로 홈쳐 이을 수 있다면
하늘하늘 춤추는 꿈길에 한 쌍의 벌 나비 되어
 
나를 버려 너의 사랑이고 싶던 만큼
한 땀 한 땀 정성 어린 어진 마음의 손길로
수틀 안에 사랑의 날들 촘촘히 수를 놓아
따뜻한 날의 추억 한 올 한 올 님의 시선에 머물고 싶다.
 
- 고선예, '머물고 싶은 추억 하나 [첫사랑]'